시작할 때 조동진의 불안한 보컬에 실망하지 말고 끝까지 잘 들어 보시면 중간에 훌륭한 일렉기타 연주가 펼쳐지면서 보컬도 힘을 얻어 안정감을 찾아갑니다. 보기와는 다르게 조동진은 원래 락밴드 출신.
무엇보다도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사...

뭉개 구름, 달빛 강을 따라 함께 노래 부르던, 그 날은 또 어디로 갔을까...
여름 빗줄기 속 춤을 추던 아이들,
이름모를 꽃, 아득한 별빛, 작은 돌 하나... 소중했었던 우리
  
어린 시절... 그 깨끗함 그리고 소박함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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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흠
오래 전 부터 정태춘에 대해 글을 한번 써 보고 싶었는데 ...
그의 노래에 담긴 서정을 표현하기엔 나의  글재주가 너무 부족하고 또 건조해서 엄두를 못내고 있던 차에 용추님이 블로그에 200대 명곡 중 하나로 선정한 '고향집 가세'를 듣고 흥을 주체하지 못해 이렇게 키보드를 만지작 거리며  애쓰고 있다.

늦은 사춘기, 20대 시절의 나는 정태춘, 조동진 그리고 레오나드 코헨의 노래에 강한 영향을 받았다.

난 도시에서 태어나고 성장해서 의식 속에 시골 정서가 없어야 하는데 정태춘의 노랠 들으면 시골에 대한 짙은 향수를 느낀다. 이 생의 시골 경험과 전생의 기억이 섞여서 오는 건지...

가사 중 아래 구절은 내가 체험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내가 시골의 어머니를 보는 것과 같은 생생한 느낌을 준다.

밭고랑 일어서는 어머니
지금 퀴퀴한 헛간에 호미 던지고
어머니는 손을 씻으실게야



고향집 가세

허~~ 내 고향집 뒷뜰에 해바라기
울타리에 기대어 자고
담너머 논뚝길로 황소마차 덜컹거리며 지나가고
음~ 무너진 장독대 등사이로 난쟁이 채송화 필무렵
푸석한 스레트 지붕위로 햇살이 비쳐오겠지
헤헤헤~헤야 아침이 올때야
헤헤헤~헤야 내 고향집가세

내 고향집 담그늘에 호랭이꽃 기세등등하게 피어나고
따가운 햇살에 개흙마당 먼지만 폴폴나고
음~ 툇마루 아래 개도 잠이 들고
뚝딱거리는 괘종시계만 천천히 천천히 돌아갈게야
텅빈집도 아득하게
헤헤헤~헤야 가물어도 좋아라
헤헤헤~헤야 내 고향집가세

내 고향집 장독대에 큰항아리 거기 술에 담던 들국화
흙담에 매달린 햇마늘 몇쪽 어느 자식을 주랴고
음~ 실한 놈들은 다 싸보내고 무지랭이만 겨우 남아도
쓰러지는 울타리 대롱대롱 매달린
저 수세미나 잘 익으면
헤헤헤~헤야 어머니 계신곳
헤헤헤~헤야 내 고향집가세

마루끝 담장문 앞에 무궁화 지는 햇살에 더욱 소담허고
원추리 꽃밭에 실잠자리 저녁바람에 날개 하늘거리고
음~텃밭에 꼬부라진 오이가지
밭고랑 일어서는 어머니
지금 퀴퀴한 헛간에 호미 던지고
어머니는 손을 씻으실게야
헤헤헤~헤야 수제비도 좋아라
헤헤헤~헤야 내 고향집가세

내 고향집 마당에 쑥불 피우고
멧방석에 이웃들이 앉아
도시로 떠난 사람들 얘기하며 하늘에 별들을 볼게야
음~ 처자들 새하얀 손톱마다 새빨간 봉숭아 물을 들이고
새마을 모자로 모기 쫓으며 꼬박꼬박 졸기도 할게야
헤헤헤~헤야 그 별빛도 그리워
헤헤헤~헤야 내 고향집가세

헤헤헤~헤야 어머니 계신 곳
헤헤헤~헤야 내 고향집가세
헤헤헤~헤야 어머니 계신 곳
헤헤헤~헤야 고향집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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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흠
이병우는 흥행 감독이다. 좀 더 풀어 말하면 흥행 영화 전문 음악감독이다. <왕의 남자> <괴물> <장화, 홍련>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이 모두 이병우 음악감독의 작품이다. 지금은 영화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음악감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는 전설로 통한다. 1980년대 후반 조동익과 결성한 듀오 '어떤날'이 남긴 두 장의 앨범과 일련의 솔로앨범들이 증거품들이다. 무직도르프(Musikdorf)라는 자신만의 음악마을을 만들어 솔로 작업과 영화음악 작업을 병행해 오고 있는 이병우를 만난 건 늦여름의 열섬현상이 가시지 않은 9월의 어떤 밤이었다. 서울 청담동의 인적 드문 주택가 사이에 자리잡은 스튜디오를 찾아 땀을 식히고 있는 사이 청량하게 맨살을 드러낸 머리와 명확한 곡선의 검은색 안경을 쓴 이병우가 들어왔다.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 주제가를 만들던 중이라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는 느긋하게 추천앨범들을 하나씩 꺼내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http://music.naver.com/today.nhn?startdate=20080922

이병우의 첫 번째 추천 앨범 :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
나도 조동진의 첫 앨범을 갖고 있고 이병우와 같이 특히 '겨울비'를 좋아했다. 이 노래에 얽힌 추억도 있으니... 당시 대학생 이었던 나는 '임예진'이라는 하이틴 스타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 초저녁 잠에서 깨자 라디오에 그녀가 나왔고 또 '겨울비'란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난 그 노래가 떠나간 여인을 그리워 하는 노래인 줄 알고 있었는데 임예진의 목소리와 함께 노래가 순간적으로 내 마음을 크게 흔들어 버렸다. 잘 못먹는 술, 40도 드라이진 댓병을 거의 3분의 1 가량 마셨다. 그 다음날 거의 죽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노래는 어머니를 묻고 와서 지은 노래였다. 지금은 이 노래 들을 때 마다 어머니를 보내고 어린 동생(조동익)과 남은 조동진을 생각한다.
     
이병우의 두 번째 추천 앨범 : 김민기의 [Past Life Of]
중학교 때 나도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을 좋아했고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던 기억이 남아 있다.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단순한 멜로디에 아르페지오 정도 뜯으면 반주를 할 수 있는 이 노랠 불러 보고 싶다.

'어떤 날' 앨범도 한 장 갖고 있고 이병우가 곡을 쓴 양희은의 앨범도 있고 조동진의 콘서트 갔을 때 한쪽 구석에서 일렉 기타를 치는 이병우를 인상깊게 본 적도 있고... 노래 가사들을 보면 이병우가 애매한 표현이긴 하나 '착한 사람'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병우와 나는 매우 잘 맞을 것 같다.

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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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흠

이 노래는 원래 조동진이 만든 것으로 그의 1집에 들어있다.
조동진의 空虛한 감성으로 부르는 노래도 좋지만 송창식의 애수가 서린 노래도 괜찮다.

벅스에서 합법적으로 다운받아 블로그에 불법적으로 올리는데 용서가 될 것으로 믿는다.
판 긁는 소리와 질 나쁜 레코딩의 30년이 지나 사라져버린 아름다운 음악을  되살린 공을 치하받아야 할 것이다. ^^

세월이 너무 흘렀나 ... 건조한 디지털 세상에 이런 감성도 어느 한구석에선가는 살아 숨쉬어야 하지 않을까...


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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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흠
Henrik...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게 맞을 겁니다.
 
이 친구는 제가 25살 때 그러니까 한 이십년 전쯤 알게된 24살 먹은 덴마크 청년입니다. 지금은 마흔을 훌쩍 넘겼을텐데 어디서 뭘하고 사는지 가끔 생각이 납니다. 몇개월 정도 같이 다녔는데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친구입니다.

떠돌이 여행자로 제가 다니던 영어학원의 선생이었습니다.  
 
자신을 째즈 뮤지션이자 명상가라 소개하며 국립음악원에 장학생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마음 속에 새가 들어있어 한군데 머무르지 못한다고 합니다. 부모는 소설가, 화가라 하니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것 같은데 정처없이 떠돌아 다닙니다. 생김새는 마치 싸이먼&가펑클의 아트 가펑클과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귀공자 타입이죠. 행색은 학원장 한테 얻어입은 혁대도 없는 바지를 허리에 걸치고 싸구려 티셔츠를 입고 다녔습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차라리 작위적이다 느껴질(이건 제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거지만요...) 정도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 없었고 그런 삶이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한번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만나서 어딜 가기로 했는데 그날 장마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여름에 어떤 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겨울 코트를 입고 우산을 쓰고 서성대고 있었는데 바로 헨릭이었습니다. 속에는 하얀 런닝셔츠 바람에 말입니다. 전날 비를 맞는 바람에 입고 나올 옷이 없었다고 합니다.
 
광화문 골목길에 외국의 히치하이커(hitchhiker)들이 찾는 대원여관 - 히치하이커들에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관인데 지금도 있나 모르겠네요- 이란 곳에 묵고 있었는데 당시 돈으로 하루밤 4천원인가 했던 걸로 기억됩니다. 거기서 그 친구 살림을 봤는데 사각 트렁크에 여름,겨울옷 한벌씩 담아 가지고 다니더군요. 카세트 테입이 몇개 있었는데 일본 친구가 전통악기로 연주한 음악과 자신의 피아노 연주곡 ... 딩..동..댕... 어린아이가 장난노는 듯한 아주 단순한 멜로디의 음악이 담겨있었습니다. 클래식 음악가로는 라벨을 좋아하는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라벨을 모르고 이름만 압니다.)
 
대학로엘 데리고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장준하 선생 흉상을 보더니 'Good Face!'라 하더군요. 대학로 같은 곳은 자기 나라에 널려있다고 하며 싫어하길래 당시 제가 살던 우이동 집 뒷산에 백련사라는 조그만 암자가 있었는데 거길 데리고 갔습니다. 거기서 잠시 침묵에 빠져들더니 'Spiritual!' 하더군요. 역시 스님들은 터를 잘 잡는 것 같습니다.
 
이 친구는 음악을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말이 두 가지입니다. 'Sweet' 그리고 'Spiritual'.
 
다방에서 김민기의 노래가 나오길래 어떠냐고 했더니 'Sweet'라 하며 일축하더군요. 김민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런 말을 여기 쓰기가 미안하지만 어쩝니까... 그렇다는데. 집으로 데려가서 조동진의 노래를 들려주었더니 마찬가지 반응을 보이더군요. 그래서 그의 노래중 좀 난해한 8분짜리 '어둠 속에서'란 노래를 들려주었더니 조금 낫다고 합니다.  당시 여동생이 사서 듣던 레너드 코헨의 앨범을 보여줬습니다. 자켓의 그의 사진을 보더니 고개를 가로 저으며' Strange person'이라 나직히 말합니다. 내가 보기엔 이 친구도 이상한데... 그럼 레너드 코헨은 얼마나 이상한 사람일까요 ?
조동진이 산자락에 있다면 레너드 코헨은 산꼭대기에 있다고 합니다.  뭐가 그런 구분을 가능하게 하는지 당시는 알 수가 없었죠. 암튼 그때부터 저는 레너드 코헨의 판을 사모으며 들었고 그후 지금까지 코헨의 신비스런 분위기에 한동안 취해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친구가 관심을 가질 우리 음악은 뭘까 하다가 홍신자가 목소리(울다가 웃다가 괴성을 지르는)를 내고 황병기가 가야금 연주(연주라기 보다는 가야금 통을 긁는 소리 같은...)를 한 '미궁'이란  전위적인 현대 음악을 발견하고 사서 테이프에 녹음해서 주었더니 다음 날 'Spiritual!'하며 감탄을 합니다.  얼마 전에 이 '미궁'이란 음악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귀신 나오는 음악이라 그러더군요.

[황병기 미궁 1부]

[황병기 미궁 2부]



헨릭은 말이 많은 걸 싫어합니다. 말많고 질문이 많은 저보고 '참새(Sparrow)'라 합니다. 헤르만 헷세의 옆모습 사진을 보면서 독수리의 형상이라고 합니다. 독수리는 침묵 속에서 하늘 높이 천천히 날아 다닙니다.
 
한번은 다방에서 제가 얘길 하는데 듣다 말고 뒷자리에 앉아 노란머리의 외국인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는 아이와 장난을 놀더군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달을 가리키며 'The moon is serious~' 그러더군요. 외국인한테 물어본 적은 없는데 전 아직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친구의 이해못할 부분중 또 한가지는 미국 포크락(Folk Rock)의 대부이며 많은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미친 거장 '밥 딜런'을 싫어하다 못해 증오를 합니다. 그를 만나면 두둘겨 패주겠다고까지 합니다. 당시 영어가 짧아 자세히 묻지는 못했는데 죽을 때까지 궁금함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묘하게도 제가 아직 번역을 하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영어 글이 있는데 제목이 'Leonard Cohen and Bob Dylan' 입니다. 좀 한가해지면 번역해서 블로그에 올리고 싶습니다.
 
그 친구와 헤어진 후 우연히 광화문 거리에서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나를 만날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고 말하더군요. 죽음에 대해서 물었는데 자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고 죽음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고 하더군요. 당시 저는 인도의 신비사상가 오쇼 라즈니쉬에 빠져 있었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Monkey라고 일축해버리더군요.
 
가끔 그 친구 생각이 납니다. 당시에 비해 영어도 좀 더 되고 하니 물어보고 싶은 말도 많습니다. 이제 그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지금쯤 어디에서 뭘하고 있을까요 ?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겁니다. 헨릭...
 
인터넷 검색을 해볼까요 ?
하하하~ 역시 없군요.
 
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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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흠

오늘 낮에 카운티 몰(백화점 같은 곳)에 가서 식구들이 쓸 침구(bedding)를 샀습니다. 그리고 퇴근후엔 수퍼스토어(Superstore)에 들러 오렌지,토마토,사과등의 과일과 야채,드레싱등도 샀습니다. 도착 다음 날 시차적응이 안되는 가족들의 아침을 해결하니까요.

지난 20일 동안 진공청소기로 한번 밀은 거외엔 청소를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수건을 걸레삼아 나무바닥으로 된 방만 걸레질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닥에는 러그(Rug)를 깔고. 이 러그란 놈은 마로 만든 것 같은데 가마떼기 보다 많이 촘촘하고 카페트보다는 성긴 놈입니다. 여기다 애들 이불,베게 등을 사서 까니 좀 좁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지낼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 서울에 사는 동서와 전화를 했습니다. 잠실 신천에서 DVD방을 하는데 요즘 경기가 아주 나쁘다고 그러네요.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랍니다. 우리 회사도 주로 반도체로 먹고 사는데 경기가 쉽사리 호전되지 않네요. 구조조정 얘기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고요. 인터넷 신문을 보니까 IMF가 다시 올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그런데다가 정치판을 보고있자면 답답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땅에서 정치하는 사람들 정말 막 가는 사람들입니다. 파렴치하고 몰염치하고 ... 막가파가 따로 없습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에 익명의 독자들이 달아 놓은 꼬리를 읽었습니다. 말도 많고 누가 맞는 건지 모를 온갖 설들이 횡행하더군요. 글을 풀어가는 솜씨나 논리로 볼 때 함부로 거짓을 유포할 사람들은 아닐 것 같은데 그 글들을 다 사실이라 하면 정말 믿을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보여주는 것과 실제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그렇게 차이가 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혼란스럽기 까지 합니다.

하긴 세상살다 보면 별의 별 놈들이 다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세상은 어지럽고 그래도 우린 그 어지러운 가운데서 삶을 꾸려가야 하니 참 사는게 뭔가 싶네요.

오늘 밤도 백열등불 아래 땅콩에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듣습니다.

조동진의 '항해'

이제 더 잃을 것도 없는 고난의 밤은 지나고
새벽 찬바람 불어와 우리의 텅빈 가슴으로

이제 더 찾을 것도 없는 방황의 날은 끝나고
아침 파도는 밀려와 발 아래 하얀 거품으로

끝없는 허무의 바다 춤추는 설움의 깃발
모든 걸 바람처럼 우리 가슴에 안으니
오랜 항해 끝에 찾은 상처입은 우리의 자유...

2003년10월7일.

*- .-*-----------------------------------------------
의무감에 가까운 맘으로 올립니다.
초은로사님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니 영 기분이 안납니다.

위의 조동진의 항해에서 제가 좋아하는 구절중 하나가
'이제 더 잃을 것도 없는 고난의 밤은 지나고...'

그렇게 고난의 밤은 지나고 모든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부디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台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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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흠
항상 사람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고고한 척 살았고 혼자서 잘 놀기도 하나 마음 깊은 곳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이틀간의 휴일을 앞 둔 금요일 저녁 호텔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썰렁함과 함께 고독의 냄새가 나를 질식 시키려는 듯 잠시 코끝을 스쳐 가슴을 파고든다.  오기전 게시판에 금촉수련하러 간다고 올린 글처럼 아마도 금촉수련이 시작되고 있나 보다.

하덕규의 가시나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이 쉴 곳 없고 ...'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바람은 인간의 외로움을 자극하나 보다.

하덕규는 강원도 산골에서 외로운 어린 시절을(아마도 부모와 떨어져..) 보냈지만 나는 부모와 형제 친구들 속에서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환경에서 자랐다.  그런데 왜 이리 외로움을 잘 타는가 ? 남들도 다 그런가 ? 보통 사람들은 외로움을 애써 피하거나 느끼더라도 잘 표현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외로움과 슬픔을 안으로 삭혀 아름다운 노래로 승화시킨 가수 조동진의 '슬픔이 너의 가슴에...'

슬픔이 너의 가슴에 갑자기 찾아와
견디기 어려울 때 잠시 이 노래를 가만히 불러보렴
슬픔이 노래와 함께 조용히 지나가도록
내가 슬픔에 지쳐있었을 때 그렇게 했던 것 처럼

외로움이 너의 가슴에 물처럼 밀려아
견디기 어려울 때 잠시 이 노래를 가만히 불러보렴
외로움이 너와 함께 다정한 친구되도록
내가 외로움에 잠 못 이룰때 그렇게 했던 처럼.'

내게 조동진은 뛰어난 감성으로 서정적인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가수로 보이기 보다는 구도자로 보인다.
하긴 모든 사람은 다 구도자이다. 누구나 의식하든 모하든 변치않는 행복과 자유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상위 랭크된 TV 드라마 태양인 이제마가 아닌 태음인 '나'는 그냥 가는대로 내버려두면 자꾸 안으로 움츠러 들고 수렴해 들어가면서 감상에 빠져 우울해 하곤 한다. 태음(가을)이 소음(겨울)으로 가는 것이다. 젊은 시절 한 때 결혼을 하지 않고 살겠다고 장담을 하고 다닌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림없는 소리다. 결혼을 안했으면 아마 사십도 못 넘기고 갔을 것이다. ^^

음양과 사상을 알게 된 뒤로 나의 이런 체질이 보다 분명하게 느껴진다. 즉, 나의 단점을 깨달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안다고 하는 것과 깨달았다고 하는 것의 차이는 행동이 뒤따르느냐 않느냐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그것을 깨달았다고 말 할수 있는 것은 나의 단점을 극복해 보려는 구체적인 행동이나 다짐이 나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있는 동안 친구들 많이 사귀고 외로워 하지 않고 재미있게 놀다 돌아갈 생각이다.

그래서 오늘은 여기서 알고 지내는 친구들 그리고 새로 알게 된 사람들 얘기를 해보기로 한다.

제일 나에게 잘 해주는 친구는 아프리카(케냐?) 태생 인도계 영국인 Ajit Patel이라는 RPG programmer로 나이는 30세 정도이고 Anil Patel이라는 나를 불러준 International IT manager의 조카이기도 하다. 현재의 Group CIO(Chief Information Officer,정보담당임원)가 몇년 뒤에 물러나면 그의 엉클인 Anil Patel이 그 자리를 승계할 것이라는 소문이 이곳 영국뿐 아니라 미국까지 파다하다. 막강한 후원자를 업고 있는데 비해 이 친구는 별 기대를 않는 것 같다. 킥복싱을 좋아하고 좀 껄렁껄렁한 태도에 성격도 급해 보이며 다소 반항적인 기질을 가진 친구다. 유유상종이라 그런가 나하고 친한 이유가 ...

재작년 우리나라 왔을 때 내가 친절하게 해줘서 그런가 나만 보면 항상 뭔가를 해 주려 애를 쓴다. 이번 주말에 뭐할거냐고 물어보길래 이번 주말은 사양을 했다. 이 친구는 나의 사적인 생활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다.

지난 오월에 여기 왔었을 때 맥주를 마시며 인터넷을 이용해 백만장자가 되는 법을 (우리나라에선 이미 실패모델로 확인된) 가르쳐 주겠다는둥 허풍을 떨다가 이번에 만나서 백만장자 계획이 어떻게 되어 가냐고 물어 보니 반응이 시큰둥하다. 한번은 Freemason(프리메이슨)이라는 단체를 아느냐 물으면서 거기 가입하려 한다고 했다. 내가 아는 바로는 프리메이슨은 전세계 정치,금융 및 언론계를 장악하고 있는 유대계 비밀단체로 세계를 그들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야욕을 가진 미국을 뒤에서 조종하는 그림자 정부로 역대 다수의 미국의 대통령과 많은 서양의 지도층 인사들이 이 단체의 회원이라 한다.

그러나 들은 얘기일뿐 난 자세히 알지 못하므로 단지 그 조직은 몇단계로 되어 있냐고 물었더니 33등급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조직에는 33개의 커튼이 쳐져 있을 것이라 했다. 그리고 네가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하나의 커튼이 열리게 된다고 했고 다음 단계의 커튼 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너는 잘 알 수 없을 것이라 말해 주었다. 이건 꼭 나쁜 뜻으로 하는 얘기는 아니다. 모든 조직은 그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심지어 우리 가정을 봐도 그렇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커튼이 있게 마련이다. 부모가 갖고 있는 모든 정보가 자식들과 공유될 수 없기도 하고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얘기가 너무 빗나가는군...

다음은 사쿠마 요시이라는 일본의 IT Manager에 대해 얘기하련다.
이 양반은 나이가 50대 초반으로 나한테는 큰형님 뻘인데 아저씨 같은 느낌이 든다. IBM Japan출신인데 영어는 잘 못한다. 그는 전혀 서양 체질이 아니다. IBM에 있을 때도 외국인들을 피해 다녔다고 한다. 아들이 셋 있는데 큰 아들은 대학 졸업반이란다. 95년에 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매우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공항에 바래다 주는 길에 시간이 남아 나고야성 구경을 시켜주었다. 그곳 박물관에는 토요토미 히데요시부터 안중근 열사에 의해 제거된 이등박문등 우리의 웬수들이 그들의 영웅이며 위인으로서 커다란 초상으로 걸려 있었다.

사쿠마상은 어찌보면 재미있는 사람이다. 어린 아이처럼 천진한 면도 있고 어제는 SAP System의 우리 같은 3세계 직원들에게는 오픈되지 않을 비밀스런 부분에 들어가 보았다고 마치 친한 친구에게 몰래 간직한 비밀을 털어 놓듯이 알려 주었다. 그들이(영국본사) SAP의 핵심적인 부분을 결코 동방의 오랑캐(동이족)이 접근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우리는 서로 동의 했다. (일본과 한국은 중국대륙의 한족과 다른 동이족으로 같은 뿌리를 가진 민족이란다.) 또한 어제 점심시간에는 우리의 앞날에 대해서 더듬거리는 영어로 얘기를 나누었다. SAP이 완전히 정착이 되면 자신은 조직에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이라 했고 2005년이나 2006년 정도면 짤릴 거라 말한다. (일본의 회사 정년은 60세라 한다.)

회사에 SAP이 들어 오면서 크게 변하는 것중 하나는 미국,일본,한국등 각 지역에 있는 기존의 ERP Server(IBM AS/400)와 ERP S/W들이 철거되고 SAP S/W와 Server는 영국 그것도 우리의 모그룹에만 설치되고 다른 곳은 네트웍을 통해 그곳 프로그램에 접근해 일을 한다. 다국적 기업의 일반적인 행태다. 따라서 우리는 핵심 Business를 지원하는 Server와 S/W를 잃게되고 역할의 중요성이나 할 일도 대폭 줄어들게 된다. 지사의 전산관리자들은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회사 그만두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자기처럼 나이 든 사람은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 어떻게 먹고 살며 연금은 얼마나 되느냐고 계속 물었다. 이런 사생활 캐는 질문은 같은 동이족끼리나 서슴없이 되는 것이지 서양사람들 한테는 실례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직감적으로 같은 동이족임을 알고 있었다. 암튼 이 양반이 좀 안돼 보인다.(어쩌면 내가 더 어려울 지도 모르지...난 연금도 못 받을텐데 ^^ 늘 와이프는 나의 이런 점을 지적한다. 자기 걱정이나 하라고 ...) 연금은 월 30만엔(300만원) 정도 된다고 하길래 먹고 살만하지 않냐고 했더니 그렇지 않다고 했다.

서로 다른 사무실에 앉아 있어서 점심 먹으러 가자고 찾아오고 담배 피우러 가자고 오고 자주 찾아온다. 같은 동이족끼리 소통하는 방식이다.어제 같이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토요일도 같이 일하자고 했다. SAP을 열심히 배우자 서로 다짐하며...동병상련인가 ^^

내가 몇년전에 SAP Korea에 지원하여 Interview까지 했었던 것이며 몇 달전에 헤드헌팅 회사로 부터 미국계 회사의 ERP Project에 대한 Job 오퍼와 함게 이력서를 보내 달라는 요청을 사양한 적이 있었던 일이며 나이든 사람에게도 기회는 올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실력만 있다면 나이는 극복될 수 있다는 신념을 얘기해 주었더니 나한테 'Aggresive(공격적인)'하다면서 담배를 하나 달라고 한다. 내 말에 매우 고무되었던 것 같다. 한 줄기 희망을 얘기 해주니 인지상정이라 고무될 수 밖에... 지금 10년째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에 대해 사쿠마상이 나이의 벽과 함께 느끼는 절망감이 어떠한가를 잠시 느낄 수 있었다.

사쿠마상을 통해 나빈(Naveen)이라는 미국에서 Java programmer로 B2B S/W 개발을 하는 인도청년을 만났다. 20대 후반의 나이로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고 가족은 인도에 있으며 5년째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순진하고 빛나는 눈빛을 가진 친구로 마음도 투명한 친구다. 그의 영어는 발음이 너무 나빠 처음엔 거의 알아 들을 수 없었다. 누가 별로 말도 걸어주지 않는 3세계인들은 외로워서 그런가 서로 쉽게 친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동이족은 아니더라도 같은 아시아인으로서의 공유되는 정서가 분명 존재한다. 덜 개인화되었다는 것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난 인도인을 만나면 대뜸 내가 아는 인도의 구루(Guru,스승)들 얘기를 꺼내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런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전통적인 인디안이 아니라 모던 인디안들이다. 나빈 역시 모던 인디안이다. 그런데 그는 열심히 믿지는 않지만 힌두교를 믿는다고 한다. 인도의 종교나 철학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은 없고 잡다한 키워드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나는 이것 저것 끄집어 내어 말하면 그는 쉽게 공감을 한다. 모든 길은 하나에서 만난다.

그는 모던이지만 자기들의 전통에 대한 애정이 살아있다. 그에게 강한 종교적 성향이 잠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몇년 전에 동서가 뒤늦게 신학대학 다닐 때 영어를 도와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신학교재에서 본 글이 생각난다.

'아인쉬타인은 생전에 한번도 교회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나는 그보다 더 종교적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많은 돈을 들여 법당을,성전을 짓고 신도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이번 주 토요일 런던에 친구들 만나러 가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하길래 읽어야 할 책이 있다는 핑계로 사양했다. 다음에는 사양하지 말고 같이 어울리리라.

여기와서 몇개월 있는다고 영어가 저절로 느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과 자주 교류하고 다양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하고 있는 일이 혼자 SAP가지고 노는 일이라 그런 기회가 별로 없다. 사쿠마상이나 나빈의 영어는 공부에 별 도움이 안된다.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주제로 얘길 나누어야 한다.

건물내에서는 금연이라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전부터 안면은 있었는데 통성명은 하지 않았던 여자가 담배를 피우러 나온다.바람이 몹시 불어 그 여자가 있는 쪽으로 몸을 피하러 갔는데 그 여자는 날 보며 'Windy ! 바람이 세지 ?'라면서 말을 건낸다. 그녀 이름은 페이타, 독일에서 와서 지난 4월 부터 SAP Project team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상호간에 기본적인 호구조사 정보를 교환한 뒤 헤어졌다. 그 밖에 프랑스에서 온 여자도 있는데 앞으로 말도 트고 가능하면 술도 한잔할 기회를 만들어 볼까나 ? ^^ (근데 다 아줌마들이다.) 여기 아줌마들도 우리나라 아줌마 못지않게 대단한 것 같다. 그들은 가끔 사무실이 떠나가라 깔깔대고 웃어댄다. 아줌마들은 다 똑 같은가 ?

마지막으로 한 친구 더 소개하자면 조나산(정확치 않다.)이라는 한국계 독일인인데 75년에 태어나 1살까지 서울에 살다 독일에 입양되었다고 한다. 자기 형제중 하나는 일본인 혼혈인데 자기네 가족은 international family라 하며 웃는다. 한국어는 전혀 모르고 영어가 유창해 여기서 지금 프리랜서로 SAP(교재)의 독일어 번역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월드컵은 역시 대화를 풀어가는 중요한 키이다. 그 친구 월드컵보고 매우 감동을 받은 모양이다. 'Be the Reds' 티를 구하려 하다 재고가 없어 사지 못했다고 한다. 월드컵으로 인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데 자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입앙아에 대한 연민이 발동하여 명함을 건네주고 한국에 오게 되면 연락하라 했다.

이 친구하고도 술 한잔 하면서 보다 밀도있는 사는 얘기를 나눈다면 나의 영어공부에 큰 도움이 될 뿐더러 해외입양아인 이 친구에게도 고국에 대한 이해를 높히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오늘 저녁은 나빈과 함께 사쿠마상 숙소에 가서 저녁을 지어 먹기로 했다. 그때까지 주역 팔괘장을 다 떼어야 할텐데...

2002년 9월8일 일요일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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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청년 나빈은 베지테리언, 채식주의자다. 종교적 영향인가 물었더니 자기 친구의 영향을 받아오다 어느날 갑자기 동물들을 죽이는게 싫어서 채식을 하기로 맘을 먹었다고 한다.

혹시는 혁대와 구두는 가죽 아니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계란은 먹는다고 한다. 계란은 생명이 아니라고 자의적 판단을 내리는 것 같아서 계란에 병아리의 영혼이 언제들어가는지 알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그랬더니 극단적인 채식주의자에 대한 예를 설명해주는데 그들은 공기 속의 세균이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일종의 섭취)을 막기 위해 천으로 코를 가리고 다닌다고 한다.

이쯤되면 스스로 모순에 빠지는 지름길을 타게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여유를 취하는 나빈은 영리한 친구다.

집으로...
이제 일주일만 지나면 5개월간의 이곳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외로움에도 조금은 익숙해진 것 같고요.


台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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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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